영화30 베스트 오퍼, 2013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3년 전, 영화 재생 버튼을 클릭했다 잠시 후 일시정지를 눌렀다. 영화의 분위기를 견딜 용기가 나지 않아, 그렇게 잊혀갔다. '시네마 천국'의 감독 작품임을 알고 다시 재생 버튼을 클릭했다. '시네마 천국'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이지만, 그럼에도 값진 결정이었다. 영화의 끝을 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전율. 줄거리를 말하기가 조심스럽기에 비서의 대사를 인용하고 싶다. "경매랑 비슷합니다. 내가 제시한 값이 최선인지 알 수 없죠." 어느덧 900여 개의 영화를 관람하였기에, 영화 선택에 성공할 확률이 줄어들었다. 좋아할 영화는 대부분 관람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좋아할 영화의 폭을 더욱 확장시켜 주었다. 2024. 1. 18. 부력, 2019 감독: 로드 라스젠 빛이 작살처럼 내리꽂힐때가 있다. 따뜻할 줄만 알았던 빛이, 누군가에게는 고통이다. 삶 또한 그렇다. 가라앉았다가도 다시금 떠오르게 만드는 부력은, 희망 혹은 고문일지도. 그럼에도 떠오르고 싶지만 가진 것이 없을수록 왜 더 무거워지는 것일까? 무섭게 발버둥쳐도 떠오르지 않는. 2024. 1. 18. 풀타임, 2021 감독: 에리크 그라벨 영화를 보며 불쾌한 숨이 차올랐다. 언젠간 숨이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숨이 턱 막혔다. 누군가에 이 영화는 다큐이다. 전쟁과 같은 일상을, 끝이 없는 터널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삶에도 빛이 들어오기를 소망해 본다. 나는 밝은 미래를 상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일을 견뎌내기가 벅차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까? 앞날을 잠시나마 상상해 본다. 영화의 소명을 달성한, 영화. 2024. 1. 18. '알로, 슈티', 2008 감독: 대니 분 장르보다 제작국가를 보고 선택했을 때, 영화 선택 실패의 경우가 더 적었다. 그중 한 국가가 프랑스다. '알로, 슈티'는 프랑스 영화 특유의 분위기, 생각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어쩌면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정'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영화는 바쁜 도시에 거주하며, 직장에서 시달리는 우체국 직원 '필립'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프랑스 남부로의 발령을 시도하지만, 계획은 실패하고 모두가 꺼려하던 프랑스 최북단, '슈티'라 불리는 곳의 우체국장으로 발령받는다. 사람들에게 '슈티'의 이미지는 매우 부정적인 곳으로, 모두가 필립을 걱정한다. 필립 또한 그러하였지만, 막상 가보니 '슈티'는 매우 정이 많은 동네였고, 그곳에서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전.. 2024. 1. 18. 나라야마 부시코, 1983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 금기(禁忌)는 불변하는가? 아니, 대부분은 사회적 맥락에 따라 변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두 가지 규칙을 따른다. 1. 사내아이는 버린다. 2. 70세가 되면 산으로 떠나야 한다. 현대인의 관점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규칙이지만, 모든 것이 결핍된 영화 속 시대상황에서는 대다수의 생존을 위한 규칙이었다. 춥고, 배고프고, 생존조차 힘든 영화 속 상황에서는 사내아이와 노인의 쓸모가 사라진다. 당장 먹을 음식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음식을 생산하지 못하고, 소모만 하는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나아가 출산을 위한 행위는 장남만 가능하였고, 아들은 70세가 넘은 부모를 업고 나라야마라는 산에 버리고 와야만 한다. 만약 이 규칙을 따르지 않을 시, 엄청난 사회적 지탄과 처벌이 따라온다.. 2024. 1. 16. 나폴레옹, 2023 감독: 리들리 스콧 리들리 스콧은 안정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와 상황에 도전하는 사람이다. 그런 감독의 작품이기에, 영화가 상영되기 전부터 기대하였다. 하지만 다소 낮은 평들을 보고 관람을 주저하다, 기회가 되어 관람하였다. 다수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관람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영화이다. 실존했던 인물을, 영화 한 편의 관람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영화는 다소 편향되며, 특정 상황만 보여주기에 더욱 그렇다. 인물에 관한 생각은, 기회가 된다면 개별적으로 토의해보고 싶다. 10년 전과 지금의 가치관에는 많은 변화가 있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구별 거주자들도 지역에 따라 매우 다른 생각을 한다. 하물며, 200년 이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감히 추측하기 주저된다. .. 2024. 1. 13. 요노스케 이야기, 2013 감독: 오키타 슈이치 나이가 들면서 친구에 관한 조건식이 추가된다. 의식하지 않더라도, 경험이 반응하고 있을 것이다. 피상적인 관계는 더욱 확장되겠지만, 깊은 관계를 맺기엔 어려움이 생긴다. 그렇기에 학창 시절 관계가 평생 동안 추억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변화하지 않을 한 가지 기준이 있다. 만날수만 있다면, 평생 동안 교류하고 싶은 친구말이다. 바로, '요노스케'같은 친구다. 나도 누군가에겐 그런 친구로 기억되고 싶다. 2023. 4. 1. 굿바이 마이 프렌드, 1995 감독: 피터 호튼 "덱스터의 삶은 슬픔뿐이었는데, 네가... 슬픔을 잊게 해줬거든" 평생동안 한 사람의 삶은 0번 혹은, 여러번 변화한다. 에릭의 마음을 덱스터가 먼저 보살펴주었기에, 덱스터가 에릭에게 따뜻한 농구화를 선물해줄 수 있었다. 우리 삶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먼저 선을 행하지 않고 투정만 부리거나, 행운이 찾아옴에도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의 삶은 변화할 수 없다. 주변 상황이 불가항력적일때도, 유일하게 내면은 침범받지 않는다. "오늘 에릭의 절친이 하늘나라에 가서 장례식에 참석해야 해요" 요즘 아이들은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기사가 종종 보인다. 나도 요즘 아이들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동의한다. 지식의 축적은 지혜로 이어지지 않는다. 지혜로운 삶을 위해서는, 타인의 상황에 자신을 대입시키는 경험.. 2023. 4. 1. 타이타닉, 1997 감독: 제임스 카메론 타이타닉은 두 번 본, 몇 안 되는 영화이다. 처음 볼 때는 불안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조금 있다가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날 텐데'를 생각하며. 복합적인 감정과 사랑을 받아들이기엔 미숙하였기에, 과대평가된 영화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다 우연히 듣게 된, 재개봉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지금의 나에게, 이 영화는 어떤 의미일까' 타이타닉이란 거울을 통해 투영해본 나는, 몇 년 사이에 많이 바뀌어있었다. 확실한 것은, 타이타닉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2023. 2. 23. 바그다드 카페 (리마스터링), 1987 감독: 퍼시 애들론 변화를 이끌어내는 한 사람의 힘, 느림의 강력한 미학. 사실 내용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분위기와 색감의 황홀함에 108분은 사라졌기에. +리마스터링 버전의 포스터는 또 다른 예술 작품이다. 분위기와 색감, 그리고 영화를 한 장면에 요약하기까지 2023. 2. 23. 맨체스터 바이 더 씨, 2016 감독: 케네스 로너건 상처를 극복하는 서사가 아니라, 상처를 지닌 채로 그저 살아나가는 삶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삶은 집, 아이들을 떠나보낸 순간에 멈춰있을지 모른다. 시시포스의 형벌을 받기 위해, 형벌로 자신의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떨치고자 삶을 버티고 있는 것일까? 조카가 그토록 고장 난 배의 모터를 고치고 싶어 했던 이유는, 아버지를 잃은 그 순간에 멈춰있고 싶지 않아서일까. 2023. 2. 22. 스트레이트 스토리, 1999 감독: 데이비드 린치 타인의 시선에선 별 일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쟤는 왜 저렇게 고집불통이지?", "진작에 잘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 또한 그런 경우가 있었다. 어릴 적, 홀로 잠시 외국에 머무른 적이 있었다. 어느 날은 아버지의 생일날이었다. 평상시엔 연락도 잘 하지 않았지만, 그간의 죄송함과 그리움의 파동이 중첩되어 전화기를 잡고 싶어졌다. 숙소에서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았기에, 와이파이를 찾으려 쏟아지는 비를 헤집으며 온 동네를 뛰어다녔다. 그 어느곳도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아 쓸쓸히 숙소로 돌아왔고, 더 사무치게 전화기를 잡고 싶어졌다. 마침내 한국인 아저씨의 도움으로 국제 전화를 빌릴 수 있었다. 짧은 연결음과 함께 진행된 1분의 짧은 통화. 통화가 끝나니 이성이 돌아왔.. 2023. 2. 2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