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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3

나라야마 부시코, 1983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 금기(禁忌)는 불변하는가? 아니, 대부분은 사회적 맥락에 따라 변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두 가지 규칙을 따른다. 1. 사내아이는 버린다. 2. 70세가 되면 산으로 떠나야 한다. 현대인의 관점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규칙이지만, 모든 것이 결핍된 영화 속 시대상황에서는 대다수의 생존을 위한 규칙이었다. 춥고, 배고프고, 생존조차 힘든 영화 속 상황에서는 사내아이와 노인의 쓸모가 사라진다. 당장 먹을 음식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음식을 생산하지 못하고, 소모만 하는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나아가 출산을 위한 행위는 장남만 가능하였고, 아들은 70세가 넘은 부모를 업고 나라야마라는 산에 버리고 와야만 한다. 만약 이 규칙을 따르지 않을 시, 엄청난 사회적 지탄과 처벌이 따라온다.. 2024. 1. 16.
나폴레옹, 2023 감독: 리들리 스콧 리들리 스콧은 안정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와 상황에 도전하는 사람이다. 그런 감독의 작품이기에, 영화가 상영되기 전부터 기대하였다. 하지만 다소 낮은 평들을 보고 관람을 주저하다, 기회가 되어 관람하였다. 다수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관람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영화이다. 실존했던 인물을, 영화 한 편의 관람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영화는 다소 편향되며, 특정 상황만 보여주기에 더욱 그렇다. 인물에 관한 생각은, 기회가 된다면 개별적으로 토의해보고 싶다. 10년 전과 지금의 가치관에는 많은 변화가 있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구별 거주자들도 지역에 따라 매우 다른 생각을 한다. 하물며, 200년 이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감히 추측하기 주저된다. .. 2024. 1. 13.
타이타닉, 1997 감독: 제임스 카메론 타이타닉은 두 번 본, 몇 안 되는 영화이다. 처음 볼 때는 불안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조금 있다가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날 텐데'를 생각하며. 복합적인 감정과 사랑을 받아들이기엔 미숙하였기에, 과대평가된 영화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다 우연히 듣게 된, 재개봉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지금의 나에게, 이 영화는 어떤 의미일까' 타이타닉이란 거울을 통해 투영해본 나는, 몇 년 사이에 많이 바뀌어있었다. 확실한 것은, 타이타닉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2023. 2. 23.
바그다드 카페 (리마스터링), 1987 감독: 퍼시 애들론 변화를 이끌어내는 한 사람의 힘, 느림의 강력한 미학. 사실 내용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분위기와 색감의 황홀함에 108분은 사라졌기에. +리마스터링 버전의 포스터는 또 다른 예술 작품이다. 분위기와 색감, 그리고 영화를 한 장면에 요약하기까지 2023. 2. 23.
맨체스터 바이 더 씨, 2016 감독: 케네스 로너건 상처를 극복하는 서사가 아니라, 상처를 지닌 채로 그저 살아나가는 삶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삶은 집, 아이들을 떠나보낸 순간에 멈춰있을지 모른다. 시시포스의 형벌을 받기 위해, 형벌로 자신의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떨치고자 삶을 버티고 있는 것일까? 조카가 그토록 고장 난 배의 모터를 고치고 싶어 했던 이유는, 아버지를 잃은 그 순간에 멈춰있고 싶지 않아서일까. 2023. 2. 22.
스트레이트 스토리, 1999 감독: 데이비드 린치 타인의 시선에선 별 일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쟤는 왜 저렇게 고집불통이지?", "진작에 잘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 또한 그런 경우가 있었다. 어릴 적, 홀로 잠시 외국에 머무른 적이 있었다. 어느 날은 아버지의 생일날이었다. 평상시엔 연락도 잘 하지 않았지만, 그간의 죄송함과 그리움의 파동이 중첩되어 전화기를 잡고 싶어졌다. 숙소에서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았기에, 와이파이를 찾으려 쏟아지는 비를 헤집으며 온 동네를 뛰어다녔다. 그 어느곳도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아 쓸쓸히 숙소로 돌아왔고, 더 사무치게 전화기를 잡고 싶어졌다. 마침내 한국인 아저씨의 도움으로 국제 전화를 빌릴 수 있었다. 짧은 연결음과 함께 진행된 1분의 짧은 통화. 통화가 끝나니 이성이 돌아왔.. 2023. 2. 22.
태풍이 지나가고, 2016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일본 영화 특유의 따뜻함, 잔잔함, 일상 배경이 지루하게 다가온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한 줌의 위로가 되어 다가온다. 나이를 먹은 것일까? 아니면 영화에서 나를 본 것일까? '닮고 싶지 않던 사람이, 어느 순간 내가 되었을 때' 주인공은 아버지를 닮고 싶지 않아 하였다. 어른이 되어보니 주인공은 아버지와 똑같은 아버지가 되어있었다. 물론, 주인공의 아버지도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지 말기를, 우리는 똑같은 인간이니까. 노력과 의식이 부재할 때에는. 나는 우리 아버지가 자랑스럽다. 내가 자식을 기른다면, 내 자식도 나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오늘을 전진할 이유가 아닐까? "지금 당신은 당신이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생의 마지.. 2023. 2. 10.
우드잡, 2014 감독: 야구치 시노부 '자연, 산'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내면을 찾는 여정이 주를 이룬다. 근데, 코미디 + 벌목이 키워드라니..? 일본 영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궁금해서 바로 시청했다. 그리고 일본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나무는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지만, 정작 어떻게 벌목되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다양한 학문들에 조금씩 발을 담그고 있지만, 정작 주변에 항상 존재하던 것들 중에는 아는 것이 없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에도, 허상만을 추구하는 느낌이랄까. 각설하고, 리틀 포레스트 + EBS 다큐멘터리 + 일본식 코미디를 합친 느낌이었다. 홍보 전단물을 보고 임업에 뛰어든 주인공처럼,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임업에 뛰어들고 싶어졌다. 물론, 그래왔던 것처럼 이곳에.. 2023. 2. 9.
파이란, 2001 감독: 송해성 최민식 주연의 '카지노'를 재밌게 보았다. 차무식(극중 최민식)의 인생 서사를 줄곧 보여주니, 현재 그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해야할까. 세상에 이해 불가능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그들의 인생을 잘 몰랐을 뿐이지. 차무식이 아닌 다른 최민식은 어떨까, 로맨스를 찍는 최민식은? 그러다 파이란을 접하게 되었다. 참신한 소재, 해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지만 공감할 수 있는 그의 마음, 그리고 '도니 브래스코'에서의 씁쓸한 알 파치노가 약간은 투영된 그런 영화였다.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2023. 2. 7.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2021 이미지 출처: Daum 영화, 분노의 질주 감독: 저스틴 린 분노의 질주는 선도 악도 아닌, 하지만 조금은 강한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였다. 속도감과 의리, 그리고 절제되면서도 화려한 액션에 자석처럼 이끌렸었다. 분노의 질주 7편, 폴 워커의 마지막 대사를 정점으로 자성은 최고점에 도달하였다. "어이, 작별 인사도 없이 그냥 가려고 했어?" 이제는 놓아줄 때가 되었나 보다. 폴 워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폴 워커를 떠올리며, See you Again. https://youtu.be/_ogDymI9BKM?si=RwS3CEQDeGtNfG9M 2023. 2. 5.
흐르는 강물처럼, 1992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 개척 시대 미국을 가보고 싶다. 2023. 1. 16.
더 퍼스트 슬램덩크, 2023 이미지 출처: Daum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원작이 있는 영화를 볼 때면, 원작을 즐기던 그 시절의 공기가 느껴진다. 그렇기에 아쉬움이 더 부각될 수도, 그 시절의 공기를 잠시나마 맡을 수 있어 포근할 수도 있다. 슬램덩크는 다르다. 미완의 장면을 남겨두었기에 그 시절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준다. 영화가 끝난 후, 슬램덩크 만화책 마지막 권을 구매했다. 슬램덩크의 낭만을 아는 세대가 남아있는 한, 다음 권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 어느 캐릭터처럼 되고 싶은가, 대부분은 주전 중 한 명을 고를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안경 선배처럼, 팀을 위해 헌신하는 대다수가 있기에 강한 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난 지금입니.. 2023.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