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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추천9

부력, 2019 감독: 로드 라스젠 빛이 작살처럼 내리꽂힐때가 있다. 따뜻할 줄만 알았던 빛이, 누군가에게는 고통이다. 삶 또한 그렇다. 가라앉았다가도 다시금 떠오르게 만드는 부력은, 희망 혹은 고문일지도. 그럼에도 떠오르고 싶지만 가진 것이 없을수록 왜 더 무거워지는 것일까? 무섭게 발버둥쳐도 떠오르지 않는. 2024. 1. 18.
풀타임, 2021 감독: 에리크 그라벨 영화를 보며 불쾌한 숨이 차올랐다. 언젠간 숨이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숨이 턱 막혔다. 누군가에 이 영화는 다큐이다. 전쟁과 같은 일상을, 끝이 없는 터널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삶에도 빛이 들어오기를 소망해 본다. 나는 밝은 미래를 상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일을 견뎌내기가 벅차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까? 앞날을 잠시나마 상상해 본다. 영화의 소명을 달성한, 영화. 2024. 1. 18.
'알로, 슈티', 2008 감독: 대니 분 장르보다 제작국가를 보고 선택했을 때, 영화 선택 실패의 경우가 더 적었다. 그중 한 국가가 프랑스다. '알로, 슈티'는 프랑스 영화 특유의 분위기, 생각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어쩌면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정'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영화는 바쁜 도시에 거주하며, 직장에서 시달리는 우체국 직원 '필립'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프랑스 남부로의 발령을 시도하지만, 계획은 실패하고 모두가 꺼려하던 프랑스 최북단, '슈티'라 불리는 곳의 우체국장으로 발령받는다. 사람들에게 '슈티'의 이미지는 매우 부정적인 곳으로, 모두가 필립을 걱정한다. 필립 또한 그러하였지만, 막상 가보니 '슈티'는 매우 정이 많은 동네였고, 그곳에서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전.. 2024. 1. 18.
나라야마 부시코, 1983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 금기(禁忌)는 불변하는가? 아니, 대부분은 사회적 맥락에 따라 변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두 가지 규칙을 따른다. 1. 사내아이는 버린다. 2. 70세가 되면 산으로 떠나야 한다. 현대인의 관점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규칙이지만, 모든 것이 결핍된 영화 속 시대상황에서는 대다수의 생존을 위한 규칙이었다. 춥고, 배고프고, 생존조차 힘든 영화 속 상황에서는 사내아이와 노인의 쓸모가 사라진다. 당장 먹을 음식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음식을 생산하지 못하고, 소모만 하는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나아가 출산을 위한 행위는 장남만 가능하였고, 아들은 70세가 넘은 부모를 업고 나라야마라는 산에 버리고 와야만 한다. 만약 이 규칙을 따르지 않을 시, 엄청난 사회적 지탄과 처벌이 따라온다.. 2024. 1. 16.
스트레이트 스토리, 1999 감독: 데이비드 린치 타인의 시선에선 별 일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쟤는 왜 저렇게 고집불통이지?", "진작에 잘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 또한 그런 경우가 있었다. 어릴 적, 홀로 잠시 외국에 머무른 적이 있었다. 어느 날은 아버지의 생일날이었다. 평상시엔 연락도 잘 하지 않았지만, 그간의 죄송함과 그리움의 파동이 중첩되어 전화기를 잡고 싶어졌다. 숙소에서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았기에, 와이파이를 찾으려 쏟아지는 비를 헤집으며 온 동네를 뛰어다녔다. 그 어느곳도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아 쓸쓸히 숙소로 돌아왔고, 더 사무치게 전화기를 잡고 싶어졌다. 마침내 한국인 아저씨의 도움으로 국제 전화를 빌릴 수 있었다. 짧은 연결음과 함께 진행된 1분의 짧은 통화. 통화가 끝나니 이성이 돌아왔.. 2023. 2. 22.
우드잡, 2014 감독: 야구치 시노부 '자연, 산'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내면을 찾는 여정이 주를 이룬다. 근데, 코미디 + 벌목이 키워드라니..? 일본 영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궁금해서 바로 시청했다. 그리고 일본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나무는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지만, 정작 어떻게 벌목되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다양한 학문들에 조금씩 발을 담그고 있지만, 정작 주변에 항상 존재하던 것들 중에는 아는 것이 없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에도, 허상만을 추구하는 느낌이랄까. 각설하고, 리틀 포레스트 + EBS 다큐멘터리 + 일본식 코미디를 합친 느낌이었다. 홍보 전단물을 보고 임업에 뛰어든 주인공처럼,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임업에 뛰어들고 싶어졌다. 물론, 그래왔던 것처럼 이곳에.. 2023. 2. 9.
파이란, 2001 감독: 송해성 최민식 주연의 '카지노'를 재밌게 보았다. 차무식(극중 최민식)의 인생 서사를 줄곧 보여주니, 현재 그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해야할까. 세상에 이해 불가능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그들의 인생을 잘 몰랐을 뿐이지. 차무식이 아닌 다른 최민식은 어떨까, 로맨스를 찍는 최민식은? 그러다 파이란을 접하게 되었다. 참신한 소재, 해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지만 공감할 수 있는 그의 마음, 그리고 '도니 브래스코'에서의 씁쓸한 알 파치노가 약간은 투영된 그런 영화였다.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2023. 2. 7.
크리드, 2015 이미지 출처: Daum 영화, 크리드 감독: 라이언 쿠글러 스포츠 영화의 기승전결은 언제나 동일하다. 그렇기에 나에겐 매력적이지 않았다. 새로운 관점을, 누군가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엔 스포츠 영화를 즐겨 찾았다. 선택의 위험 없이, 뻔하지만 감동적인 최면을 자신에게 걸고 싶었다. 링 위에서 주인공은 말한다. "I'm not a mistake" 영화가 끝난 후 오랜만에 shadowboxing을 해보았다. 복싱으로 주인공되기에는 그른거 같다. 공부하자. 2023. 1. 7.
시네마 천국, 1988 이미지 출처: Daum 영화, 시네마 천국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세계 모든 곳을 여행해보고 싶지만, 시칠리아는 선뜻 내키지 않는다. '시네마 천국'의 아름다운 시칠리아만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기에. '나의 퀘렌시아, 시칠리아' 2023.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