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저자: 크리스 밀러
2023년 11월 어느날 완독
비전공자로써 반도체에 대한 이미지는, 나와 관련 없는 그들만의 세상이었다. 반도체에 관해 아는 것이라고는 모바일 기기 부품, 팹리스/파운드리 정도였다.
감사하게도 이 책은 반도체에 관한 나의 사고 구조부터 흐름까지, 모든 것을 파괴해주었다.
이 책은 논픽션이지만 소설과 같은 매우 흥미로운 구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부에서는 반도체의 태동과 산업의 역사를 다룬다. 용어적인 측면은 기억이 가물하지만, 두 가지 느낀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는 학문적 개발역량과 기술사업화 역량은 일치하지 않기에, 학문을 이해하는 최소 역량과 기회를 포착하는 안목을 동시에 보유한다면 ‘나도 가능하다’는 확신이었다.
두 번째로는 반도체가 바꾼 힘의 균형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반도체 활용에 무지하였기에 반도체 법안, 국제 협력 등을 접할 때면 의문이 남았다. 하지만 반도체는 높은 연산력과 정확도를 필요로 하는 국방에 필수적이기에, 반도체 패권을 장악하는 국가의 주체에 따라 역사가 바뀔 수 있음이 납득되었다. 왜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는지, 베트남 전쟁 당시미국이 엄청난 국방력을 보유하였음에도 정확한 유도 장치가 없어 패배하였는지 등 역사의 과거부터 현재까지가 반도체라는 키워드 하나로 이해되고 통합되는 느낌이었다.
2부부터 컴퓨터의 출현으로 민간시장이 확대되며 변화된 시장과 기업들을 다룬다. 전통적인 반도체 기업 인텔부터, 비교적최근에 태동한 중국 SMIC의 역사와 전략 등을 설명 및 종합 반도체 회사에서 팹리스 회사로의 이행 등을 서술한다.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 익숙했고, 항상 잘해왔던 줄로만 알았던 기업들이 불과 몇 년전만해도 그렇지 않았거나, 반대의 경우를 접하면서 ‘파괴적 혁신’의 필요성을 처절히 실감하였다. 특히 파운드리 시장은 선두주자가 독점하기에, 끊임없이 규모를 키우고, 시장을 확대해야만하는 절대 안주할 수 없는 시장이다.
신기하게도 파운드리의 중심에는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위치한 대한민국과 대만이 있다. 이 점에서 든 생각은, 반도체로 국가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었다. 대한민국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지 않았다면, 육성했더라도 운과 지원이 따르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대만은 미국 팹리스 기업을 필두로 대부분의 비메모리를 생산하는 TSMC가 없었더라면, 있었더라도 모리스 창의 비전을 이해하고 실현해줄 관료들이 없었더라면 현재의 경제, 안보가 가능했을까? 어쩌면 양안 전쟁은 이미 발생한 과거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반도체 산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국가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책에는 과거 반도체 대국이었던 일본이, 한 순간의 판단 오류로 몰락하여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고 있는 사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의 반도체 굴기 시도 등 흥미로운 사례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지정학에 관심이 많기에 이 위주로 독후감을 적었지만, 반도체 8대 공정과 관련된 ASML과 같은 기업, 후공정을 위주로 하는 동남아시아 사례도 소개되어있고, 이외에도 반도체를 활용한 미래 산업 등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반도체의 역사와 기술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도 추천하지만, 반도체에 친근함을 느끼고 국제 정세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도 추천하고싶은 매우 좋은 책이다.
책을 읽고 반도체가 궁금해져 SEDEX 2023에 다녀왔다. 관심있는 독자라면 SEDEX 2024에 다녀오길 추천한다.
반도체 대전
장소 : Coex Hall C&D(3F), SEOUL 일시 : 2024년 10월 23일(수) ~ 10월 25일(금)
www.sedex.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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