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탈레스 S. 테이셰이라
2023년 11월 어느날 완독
1995년에 정립된 크리스텐슨의 파괴적 혁신 이론은, 기존 기업이 도전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의 뛰어난 성능 때문에 고객을 잃는다고 말한다. 수십 년간 다양한 사례에 적용가능했지만, 산업과 사회의 변화로 이제는 적용 불가능한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은 ‘디커플링 이론’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디커플링 이론은, 기존 기업이 고객을 빼앗기는 이유는, 고객이 해당 소비 활동을 수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도전 기업이 줄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기술적 혁신에만 신경을 쓰지말고 고객에 신경을 쓰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라는 의미이다. 기술적 혁신으로 성장가능한 기업도 있겠지만, 기술적 혁신없이 비즈니스모델 혁신만으로 에어비앤비, 배달의 민족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등장하였다.
디커플링을 사용한 파괴의 5단계 과정은. 1. 고객 가치사슬 파악하기, 2. 고객 가치사슬 가치 유형별로 분류하기, 3. 약한 사슬 찾아내기, 4. 전문화의 힘을 증가시켜 약한 사슬 끊어내기, 5. 경쟁사 반응 예측하기로 이루어진다.
업계별로 다른, 고객 가치사슬을 파악하는 것이 1단계이다. 예를 들어 패션 업계의 고객 가치사슬(CVC)은 소매점 방문→아이템 선택→아이템 구매→스타일 연출로 이루어진다. 이때 소매점에 방문하여 아이템을 선택하는 활동을 가치창출로 생각하는 고객들이 있는 반면, 소모적인 활동으로 생각하고 가치잠식으로 생각하는 고객들도 존재한다. 기존 프로세스에서는 가치잠식으로 생각하는 고객들도 어쩔 수 없이 소매점에 방문하여 아이템을 골라야 했지만, 만약 아이템 선택과 아이템 구매 사슬을 디커플링한다면 어떨까? 디커플링을 시도한 기업은 고객 데이터에 기반하여 전문 스타일리스트들이 아이템을 선택하여 집으로 배송해주는, 아이템 구매 이후의 고객 가치사슬을 주요 사업 모델로 설정할 것이다. 기존 패션업계의 소매점 방문→아이템 선택 를 가치잠식으로 받아들인 고객은, 디커플링을 성공한 기업으로 넘어갈 것이다. 동일한 방식으로 아마존, 넷플릭스 등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시작하였다.
새롭게 시작한 기업들은 성장을 도모해야한다. 이때 인접 영역으로 활동을 확대하며, 성장과 커플링을 진행한다. 마윈이 1999년에 설립한 B2B 온라인으로 시작한 알리바바는, C2C 전자상거래로 전환, 메시지 서비스와 알리페이를 인수했다. 그리고 야후차이나 인수와 B2C 소매 업체, 클라우드 저장 업체를 출범하였다. 고객가치사슬의 한 부분에서 시작한 알리바바가 인접 영역으로 확대를 진행하며, 고객가치사슬 전체를 장악하였다.
디커플링 이론은 모든 언제나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이론에 대체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한다.
먼저, 고객을 고려해야한다는 생각이 정립된다는 것이다. 디커플링 이전의 기존 이론에서는,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을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의 전리품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시장의 파이가 잘 변하지 않았으니, 경쟁에서의 승리는 파이의 더 많은 부분을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했으니 말이다. 일례로 전기차 시대 이전의 가솔린 차에서는, 기업간 시장점유율의 차이만 존재하였지, 총 고객수는 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시장,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가 도래하였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는, 가솔린차 시장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성장은 다른 SW 기업에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고객들의 니즈가 바뀜에 따라 시장의 파이가 언제나 바뀔 수 있기에, 항상 고객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기업의 공급사슬망을 엄밀히 분석하는 힘을 길러준다. 기술 혁신은 특정 부분의 성능을 바꾸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공급사슬망을 유기적으로 파악하는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디커플링 이론을 생각하며 기업을 바라보면, 소속 산업군의 구조와 연결고리를 면밀히 파악하며, 취약점, 장점 등을 엄밀히 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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