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개리 피사노 , 윌리 시
2024년 3월 어느 날 완독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각자가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하는 전략은 당연시되었다. 그 결과 미국은 설계등 고부가가치 산업은 자국에서, 저부가가치 산업인 제조업은 아웃소싱하였다. 대표적인 예가 반도체 산업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펩리스 기업들은 미국이 견인하였고, 삼성, TSMC 등 파운드리 기업들은 한국, 대만이 견인하게 되었다. 역할 분담은 미국에 이익인 줄로만 알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위협적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저자는 1. 왜 제조업이 자국(미국) 내에 있어야 하고, 2. 어떤 제조업을 불러들여야 하는지 설명한다. 먼저 제조업의 자국 내 필요성은 산업 공유지로 설명한다. (산업 공유지는 노동력, 경쟁사, 공급사, 고객사, 대학 등으로 이루어진 클러스터를 말한다. 애플을 비롯한 기업과 스탠퍼드 대학이 함께 있는 실리콘밸리도 산업 공유지의 일종이다.)
생산시설을 아웃소싱한다면 어떤 폐해가 초래될까? 먼저 얽혀있는 수많은 공급사와,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엔지니어들이 함께 떠나거나 새로운 직업을 찾아 나설 것이다. 동시에 연구개발 시설도 떠날 것이다. 연구개발은 혁신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를 생산으로 옮기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개발사와 제조사의 협력이 필요하므로, 연구개발은 생산 시설과 가까운 곳으로 함께 옮겨갈 것이다. 나아가 혁신의 주도권도 넘어갈 수 있다. 연구가 끝난 제품이라고 여겨진 제품들이, 임계점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배터리 산업이 전기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할지 누가 예상했겠는가?) 그리고 한 산업에 필요한 기술은 다른 산업에도 필요할 수 있기에, 이탈은 다른 산업으로도 이어진다. 반도체 부문이 아시아로 넘어갔을 때 평면 디스플레이, 태양 전지 등에 필요한 역량의 주도권도 함께 넘어갔다. 산업 공유지의 해체는 스노우볼처럼 무섭게 진행되기에,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켜야만 한다고 말한다.
그럼 모든 제조를 자국 내에서 진행해야 하는가? 아니다. 저자는 공정 성숙도(공정 기술이 발전한 정도)와 모듈화(제품 설계에 관한 정보가 제조 공정과 분리될 수 있는 정도)의 정도에 따라 순수한 제품 혁신, 순수한 공정 혁신, 공정 기반 혁신, 공정 중심의 혁신 4가지로 분류했다. 이중 연구개발과 제조업이 혁신을 위해 서로 가까이 위치해야 하는 경우는 공정 중심의 혁신이다. 이는 주요 공정 혁신이 빠르게 발전하며, 제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로, 설계와 제조를 분리하는 것에 큰 위험이 있는 경우이다. 생명공학이 대표적인 예로, 복잡한 공정을 실행하는 역량이 상업적 성공을 결정한다.
산업 공유지의 형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저자는 정부 정책은 두 가지 유형의 제조 역량에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1. 미숙기 또는 새로이 등장하는 공정 기술과 관련된 제조 역량, 2. 제품 연구개발과 매우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제조 공정 혁신과 관련된 제조 역량이다. 반대로 노동 집약적, 저숙련 노동자가 필요한 제조업은 아웃소싱해야 한다고 말한다.
리쇼어링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되면서 진행한 정책인 줄로만 생각하였고, 정부가 바뀌면 정책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에서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안)로 더 많은 기업들은 미국에 공장을 짓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미국 제조업 귀환의 뿌리가 된 책이다. 저자는 2009년에 발간한 논문에서부터 의견을 피력하였고 오바마 정부, 트럼프 정부에서 실행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제조업이 그 어떤 산업보다 중요한 우리나라에서도 장기적인 정책을 토대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을 견인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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