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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독일

독일 생활기(3): 생활편

by st.George 2024. 2. 1.

학교에서 보내주는 여름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독일, 튀빙겐에서 6주간 생활하였다. 

(튀빙겐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있는 대학도시이고, 튀빙겐 대학교는 1477년에 개교한 전통 있는 학교이다)

 

튀빙겐은 독일의 소도시로, 매우 아름다운 동화 마을처럼 다가온다. 

강 위에서는 배를 타며 휴식을, 강 옆에서는 연인들이 대화를 즐긴다.

이미지 출처: 호텔스컴바인

 

첫 날은 다 같이 튀빙겐 시내를 구경하였다. 

튀빙겐 대학 건물은 도시 곳곳에 포진해 있었다. 중세 시대의 성 속에, 도심 중간에, 거주 단지 속에 등 도시와 대학이 자연스럽게 어울려져 있었다.

 

오후에는 축하 파티에 참석했다.

스탠딩 파티는 처음이었는데, 스탠딩 파티는 와인 잔 하나에 의지하여 각자도생 하는 기분이었다. 자연스럽게 다가가 대화의 흐름을 읽고, 참여하고 다시 또 새로운 대화를 반복해야 했다. 여러 사람과 대화하고 친근해질 수 있어 매력 있었지만 외향성이 부족하면 살아남기 힘들 것 같았다.

 

프로그램의 목적은 EU의 정치, 경제, 인권을 공부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6주간 공부와 생활의 반복이었다.

미국, 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느낀 점은, 그들은 생각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틀릴 수 있음에도 개의치 않으며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말하고, 자유롭게 토론했다. 또한 '당연히 교수님이 맞겠지'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전개하고, 틀리면 수용한다. 그리고 교수님도 그러한 의견을 관용적으로 받아주는 분위기였다. 

 

(공부가 주목적이 되는 게 프로그램의 취지였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따라서 거주하며 느낀 다른 점을 끄적여본다.

- 독일의 외식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비싸지만, 마트 물가는 저렴하다. 서민들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에는 마트 물가가 저렴한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우리가 생각한 낭만은 그들에게 낭만이 아닐 수도 있다. 야외에서 식사하는 것(외식 물가가 비싸기에 간단한 음식만 테이크아웃), 머리를 기르는 것(미용실 가격이 비싸 자르지 못함) 등은 돈이 없는 대학생 신분이라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가 보기에 낭만은, 그들에겐 현실이었다.

- 즐길 땐 확실히 즐긴다. 음주, 가무 등을 할 때면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즐긴다.

- 너와 나의 삶은 같을 필요가 없다. 그들의 삶을 겉에서만 지켜봤기에 속사정은 모르겠다. 하지만 학교, 직업 등으로 서로를 구별하고 우위를 결정짓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너와 내가 살아가는 삶은 다르고,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분위기였다. 그렇기에 매우 편한 느낌으로 지낼 수 있었다. 

 

기억이 흐릿해져 당시의 생각과 감정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떠나는 날에 비가 왔다. 비도 나의 아쉬움을 알아준다는 생각에, 그냥 비를 맞으며 공항으로 향했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글.

하지만 소중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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